부채 잔디(오기노 시바)
평등원(뵤도인)에서 이어지는 정문 근처에 '부채 잔디(오기노 시바)'라는 작은 삼각형의 정원이 있습니다. 이곳은 1180년 무사이자 시인인 미나모토노 요리마사(1106-1180)가 우지 전투에서 타이라 일족에게 패배한 후 할복 자살을 한 장소입니다.
헤이케 이야기도 언급된 이 사건에서 요리마사는 아군이 패배하자 평등원(뵤도인) 경내로 피신하였고 그의 두 아들도 76세의 요리마사를 보호하려 하다가 함께 죽음을 맞이했다고 합니다.
요리마사는 죽기 전에 시 한 수를 남겼습니다.
썩은 가지와 같은 내 인생
열매도 맺지 않고
땅으로 사라지는
슬픈 끝 이어라
요리마사는 불교에서 말하는 정교 방향인 서쪽을 향해 큰 부채를 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. 그는 죽어 가면서 자신과 그의 아들들을 극락정토로 인도해 달라는 뜻으로 “나무아미타불”을 외쳤다고 합니다.
요리마사의 죽음은 일본 무사의 첫 할복 자살로 무인의 예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되며 그의 무덤은 경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.
이 정원이 만들어진 시기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무로마치 시대(1336-1573)에 처음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.